패션 업계에 만연하는 가품 문제를 바로잡음으로써 브랜드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등장한 페이크네버 캠페인. 지난번 뎡별님에 이어 오늘도 소비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주자는 페이크네버 캠페인 채널 팔로워이자, 패션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인 ‘ot.zeal_in_the_closet’님입니다.
Q1. 안녕하세요, ot.zeal_in_the_closet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여러 패션회사에서 인턴을 할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현재는 다른 분야의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옷 입는 걸 좋아해서 인스타그램에 종종 데일리룩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Q2. ot.zeal_in_the_closet님은 실제로 가품을 잘못 구매하거나, 그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현재는 가품 판매 위험이 있는 곳에서 제품을 잘 구매하지 않지만, 20대 때에는 가품을 잘못 구매해서 피해를 입은 경험이 꽤 있었는데요.
20대 때 저는 ‘비욘드클로젯’이나 ‘87mm’과 같은 국내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는데, 여러 오픈마켓에서 해당 브랜드들의 카피 상품을 ‘영 캐주얼 제품 특전’과 같은 이름으로 묶어서 판매하곤 했어요. 마침 제가 관심 갖던 브랜드들이 국내 브랜드이기도 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당시에는 ‘설마 가품이겠어?’하는 마음에 별다른 의심 없이 오픈마켓 내 특전 페이지에서 제품을 구매했었죠. 하지만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박음질도 엉성하고, 원단도 울고 있는 데다가, 조악하게 카피한 택이 달린 가품이었어요. 판매 페이지를 다시 들어가 보니 저처럼 가품인 것 같다고 의심하는 후기도 있더라고요.
Q3. 이건 저희 페이크네버 측에서 입수한 가품들인데요. 가품을 실제로 보니까 어떠세요?
정품 가격이 4~5만 원 정도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들까지도 가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큰 충격이에요. 그리고 얼핏 보면 이 가품들이 정품이랑 정말 유사해 보여서 많은 분들이 속을 것 같은데요. 사실 가품은 퀄리티적인 측면에서 정품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서, 박음질이나 내부에 달려 있는 택을 보면 판별해 낼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꼭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Q4. 온라인 가품 유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가품 유통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문화콘텐츠의 지식재산권 침해랑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해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를 볼 때 불법 사이트에서 받아 보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불법인 걸 알고도 다운로드해서 봤고, 당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그런 불법 행위를 한 번에 근절시키기가 쉽지 않았죠.
현재 온라인에서 만연하는 가품 유통도 똑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브랜드가 오랜 시간 브랜딩을 하고, 디자인 과정을 거쳐 시그니처 제품을 만들어내면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불법으로 카피해서 유통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은 브랜드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큰 문제의식 없이 가품을 구매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개별 브랜드들이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미비한데다가,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가품 유통을 한 번에 근절시키기 쉽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죠.
Q5. 그럼, 가품 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가품 유통 업체에 더 강력한 처벌을 내린다거나 피해 브랜드에게 적절한 보상을 신속하게 지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법적인 부분도 분명 개선되어야겠지만, 이 모든 게 단기간 내에 바뀌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과 더불어, 정품을 구매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돼요. 가품이 만들어져도 수요가 없어야 가품 유통이 중단되는 거니까, 소비자들이 가품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는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만 궁극적으로 가품 유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Q6. 페이크네버 캠페인도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힘쓰고 있는데요. 캠페인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페이크네버 캠페인을 처음 접하게 된 건, 패션에 관심이 많은 주변 지인들의 DM을 통해서였는데요. 사실 저는 평소에도 가품 유통을 근절하고 브랜드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은 패션 혹은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국가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무신사의 페이크네버 캠페인을 발견하게 되어 굉장히 반가웠고, 그 필요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죠. 현재는 페이크네버 캠페인으로 온라인 가품 유통 문제를 환기하는 것이 대중 인식 전환의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과거 불법 다운로드를 통한 문화콘텐츠 소비 인식이 지금은 개선된 것처럼, 이 캠페인을 기점으로 가품 유통 및 소비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7. 소비자들에게 페이크네버 캠페인이 어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당장 패션에 관심이 없는 제 회사 동료에게 가품 관련 얘기를 꺼내보면 ‘가품 피해가 그렇게 심해?’라고 말할 것 같거든요. 페이크네버 캠페인이 가품 피해 규모와 더불어 어떤 브랜드들이 가품으로 고통받고 있는지 그 현황을 알려줌으로써, 사람들에게 가품 유통 근절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구매하려는 제품이 품절인 경우, 솔드아웃과 같이 정품을 다루는 리셀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리셀가가 너무 비싸면 신품급 정품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페이크네버 캠페인을 보고 더 조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런 브랜드의 가품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라는 정보를 페이크네버 캠페인을 통해서 미리 받아보고, 제품 구매 전 더블 체크를 함으로써 가품을 사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이죠.
Q8. 페이크네버 캠페인은 앞으로도 가품 근절 및 건강한 유통 문화 형성을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 예정인데요. 혹시 페이크네버 캠페인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페이크네버 캠페인을 알게 된 후로 저는 가품 유통 문제의 심각성에 관심을 기울이며, ‘나도 언제든지 가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구나’라는 경각심을 갖고 제품을 구매할 때 더 주의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페이크네버 캠페인이 사람들에게 가품 유통 사례나 브랜드 어센틱을 알려주는 지금의 방향성과 방법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페이크 퀴즈를 통해서 패션을 사랑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의 어센틱을 알아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를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디자인 카피 상품의 제작-유통-판매 과정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까지, 페이크네버 캠페인은 ot.zeal_in_the_closet님과 함께 디자인 카피 상품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해 주세요.
